처음 파일럿이었던 핸드폰, 인터넷, 티비 없이 살기를 지나
쓰레기 없이 살기, 자동차 없이 살기까지 참 괜찮은 주제라고 생각하며 보다가
세번째 미션으로 돈없이 살기?? 라는 말에 좀 황당했던 기억이 난다.
돈 없이 살기가 말이 되는가. 그들이 일주일간 잉여스럽게 집에서만 놀수 있는 사람들도 아니고
이미 직업이 있고, 그 일에서 나름 최고의 자리에 선 사람들에게 돈 없이 살라니.
거기다가 연예인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일반 사람들보다 씀씀이도 큰 사람들인데
그들에게 돈을 뺏고,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이용하지 않고 돈을 벌어서 사용하라니.
좀 어이없는 미션이다. 라고 생각하면서 본방을 덜 챙겨보게 되더라.
근데 시험도 끝났고, 시간이 널널해져서 방금 마지막 방송을 보다가......
아. 꽤 괜찮은 체험주제였구나. 너무 극단적으로 보여줘서 그렇지. 훈훈하게 잘 마무리 되는구나.
돈이라는건 없으면 없는대로 살아지고, 있으면 있는만큼 욕심이 생기더라.
나는 아직 학생이고 그래서 기껏해야 알바하며 내 용돈벌이 정도만 하고 있는데 그렇게 돈을 벌면서도 느끼는게 참 많더라.
나이가 들면 돈의 개념이 커진다. 고등학교 때는 만원한장이 없어 그 만원을 만들어내기 위해 아끼고 아껴살았는데
대학생이 되고 내가 돈을 벌게 되니 만원은 여전히 큰 돈이긴 하지만 만원이 없어 힘들게 되지는 않더라.
한달에 이십, 삼십 벌면 그에 맞춰 살게 되고, 많이 벌게 되면 그만큼 많이 쓰고, 적게 벌면 그에 또 맞춰살아간다.
적게 벌어서 그에 맞춰 살게 되면 가끔 커피 한잔 못 사먹고, 학식 안 먹고 도시락 싸사고,
근데 그게 그렇게 불편하지도 않고, 불행하다 느끼지도 않는데 돈이 있으면 굳이 안마셔도 될 커피 마시고, 도시락보다 맛없는 학식을 그냥 사먹고.
그러고보면 적절한 수준의 돈이란 얼마 정도일까.
이 미션을 하며 가장 정직하게 돈을 번건 양상국씨. 양상국씨는 진짜 인간의 조건을 위해 있는 사람처럼 모든 미션을 참 잘함.
그래서 가장 많은 돈을 벌고, 끝에가서는 그돈을 가장 보람있게 사용하는 모습이라니.
밥값정도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그런데 밥값이상의 돈을 벌으니 주위사람이 보이더라는 말.
정태호씨도 그 전날 24000원이 있다면서 가족들과 다 같이 먹을 카레 만들겠다고 그러는거보고 울컥해진 마음.
암튼 그래서 돈을 값지게 쓰는게 참 좋지.
나는 요즘 돈 좀 번다고 거기서 아둥바둥. 왜 이러고 있나. 이생각 저생각 하게 만들더라.
근데 김준호씨는 캐릭터 좀 바꾸면 안되나. 박성호씨는 얄밉긴 하지만 가끔 같이 어울리며 좋은 모습 보여줘서
그 얄미움이 그렇게 나쁘게 보이지 않는데 김준호씨는 너무 얄밉게만 보임.
아. 그래도 마지막에 스텝들꺼까지 계산하는거 보니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가...... 그래도 얄밉긴하다.
인간의 조건에서 가장 득본 사람을 순서대로 나열하자면, 양상국, 정태호, 김준현, 허경환, 박성호, 김준호 순.
그래도 인간의 조건 재밌다. 내가 인간의 조건이 왜 좋은지 오늘 보며 깨달음. 그들의 가족같음이, 서로 챙겨주는 모습이 좋더라.
근데 안 그러는거처럼 보이는 김준호씨가, 겉돌고 얄밉게 구는 김준호씨가 미웠던거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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